마음에 드는 시

古劍

주선화 2009. 12. 21. 13:43

古劍 / 이유경

 

 

박물관에서 뼈만 남은 고검 한 자루를 본다

 

피투성이 시간들 녹슬어 떡이 돼있고

첩첩한 어둠 한 가운데

無名장수의 미라처럼 눕혀져 있지만

 

그의 뼈 속 어딘가 시퍼런 날이 숨어 있다

 

 

*현대시학 2009년 3월호

 

 

가구처럼

 

 

새벽을 깨고 나온 사내 하나

주린 몸 구겨 컴퓨터 앞에 차려 놓고

세상과 대면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시간 허송하면서

세속적인 것과 얽혀

신 들려 했는지, 어찌 하려고

시 몇 줄에 누더기 된 말들 걸쳐놓고

머리칼 쥐어짜며 삹아 왔는지

 

           더 알려고 않고 그는

오늘 하루 보내려 합니다 가구처럼

 

 

* 시로 여는 세상 2009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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