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파리* /김상미
영화 <똥파리> 를 보았다. <똥파리> 속에는 ‘시발놈아’ 라는 말이 셀 수 없이 나온다. 그리고 그 말은 보통 영화의 ‘사랑한다’는 말보다 훨씬 급이 높고 비장하다. 지랄맞게 울리고 끈질기게 피 흘리는 그 영화를 다 보고 나와 아무도 없는 강가에 가 소주 한 병을 마셨다. 그리고 목이 터져라 ‘시발놈아’ 를 스무 번쯤 소리쳐 불렀다. 그랬더니 내 가슴 안 피딱지에 옹기종기 앉아 있던 겁 많은 똥파리들이 화들짝 놀라 모두 후두둑 강물 위로 떨어졌다. 시발놈들!
* 양익진 감독의 영화
계간 『시작』2009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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