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안단테 그라피 / 김보람 (2009 중앙일보신춘 시조 당선작)

주선화 2010. 11. 2. 11:33

안단테 그라피 / 김보람

 

 

자취생의 하루는 몇 그램 향기일까

편지 뜻듯 풋풋하게 바람과 마주하면

은은한 풍금소리가 메밀꽃처럼 피곤했다.

 

홀로라는 말 속에는 현재형이 숨어 있다

낡은 나무의자에 헐거워진 못들처럼

전설의 나무가시새, 휫파람을 엿든는다.

 

느리게 좀 더 느리게 생각의 깃 세운다

마음껏 헤매고 마음것 설레고 나면

노을진 지붕 아래로 또 하루가 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