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2011년 조선일보 시조당선작

주선화 2011. 1. 1. 12:55

신 한림별곡 / 김영란

 

 

전갱이 잔뼈 같은 어젯밤 하얀 꿈도

북제주 수평선도 가로눕다 잠기는

은갈치 말간 비린내 눈이 부신 이 아침

 

바람소리 첫음절이 귤빛으로 물이 들고

닻들도 기도하듯 조용히 기대 누운

기우뚱 포구에 내린 오십견의 저 바다

 

우리가 불빛들을 희망이라 말할 때

행성처럼 떠도는 비양도 어깨 위에

등 뒤로 가만히 서서 손 한번 얹고 싶다

 

 

* 1965년 제주 출생

제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심사 : 한분순 시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