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주선화
막장에서는 맞장 뜨다
서로 눈 부라리며 벽을 뜯어야
뜯겨야 산다
고스톱이나 전투 훌라!
갈고 닦은 사람도 물길 좋은
사람 앞에는 맥을 못 추듯
푸르른 나무 수천 년 썩어
흙이 되고 또 다시 단단한 돌이 되어
광꽝 어둠 같은 막장
손가락으로 물 지나간 자국 더듬어
운명 같은 물길의 흔적으로 보고
암벽에 돌을 뜨듯
막장에서 벽을 만나면
없는 길도 만들어야 하고
있는 길도 조심해야 한다
돈이고 사람이고 명예고
막장 가서 맞장 뜨려면
다 내려놓아야 한다
* 시애 10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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