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작품

막장 / 주선화

주선화 2016. 9. 7. 09:58

막장

               주선화



막장에서는 맞장 뜨다

서로 눈 부라리며 벽을 뜯어야

뜯겨야 산다


고스톱이나 전투 훌라!

갈고 닦은 사람도 물길 좋은

사람 앞에는 맥을 못 추듯


푸르른 나무 수천 년 썩어

흙이 되고 또 다시 단단한 돌이 되어

광꽝 어둠 같은 막장


손가락으로 물 지나간 자국 더듬어

운명 같은 물길의 흔적으로 보고

암벽에 돌을 뜨듯


막장에서 벽을 만나면

없는 길도 만들어야 하고

있는 길도 조심해야 한다


돈이고 사람이고 명예고

막장 가서 맞장 뜨려면

다 내려놓아야 한다


* 시애 10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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