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 있는 시

물을 따라 번지는 불의 장미 / 진혜진

주선화 2020. 7. 2. 11:13
물을 따라 번지는 불의 장미
ㅡ 진혜진


더 처음으로 가면
끈에 묶인 물고기자리와 통하는 물, 그러므로 나는 불

붉은 색은 인주처럼, 왜 풀어지는 장미목줄 사라지는 도장을 새긴 것일까

물결치는 당신에게 휩쓸리면 허우적거리는 나를 삼켜버릴 것 같아
나는 물을 따라 번지는 불
불이 숨을 쉬면 전체가 소문이야

물불을 가리지 않는 것일까 헤어지자 우리

우린 닮아서 다름과 다름 아닌 것도 증명하는 서로의 극, 불에도 비린내

도드라진 몸이 문장으로 박히고 붉어지는데

사람들은 하루에도 수백 번 결별하고 수천 번 감정을 사고팔지

수는 목 화는 토와 통한다는데
신뢰 앞에 증인으로 소화된 당신은 끝까지 수, 나는 마침내 화
좋았던 기억은 유실물, 증인이라는 유일한 가능성

더 장미의 바닥으로 가면 발바닥이 없고
만발했던 계약 5월 중순의 진원지가 없고

벼락 맞은 서로의 대추나무가 몸속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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