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어느 날 오후 / 임승유

주선화 2022. 11. 7. 10:35

어느 날 오후

 

-임승유

 

 

무슨 일이 일어났다. 무슨 일이 있는지 알아보

느라 나는 아무 일도 못 했고

 

사람들은 왔다 갔다 한다.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느라 넓이가 생겼다. 저기 입구까지 생겨났

다. 입구로부터 누가 걸어오고 있었다. 누군지

아직 몰랐지만 알게 된다면

 

정말 무슨 일이 일어날까 봐

 

바닥을 치웠다. 엎드려 바닥을 치우고 있으면

바닥없는 날들이 몇 번째인지 모르겠고

 

이 집은 언제나 조용해서 물컵을 내던지고 산

산조각 난다. 사람들이 돌아가고 난 다음이다.

 

 

 

감상

 

-설하한(2019년 한경 신춘문예 당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무슨 일이 생

겼다는 예감이 들 때가 있습니다. 때때론 그

예감에 파묻혀, 나쁜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예감이 불러온 조바심 때문에 바닥에 파묻히

고 있는 이 시의 화자처럼요. 주말 동안 매신

저가 먹통이라 여러 난처한 일을 겪었습니다.

그래도 여유를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