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하고 놀기

바다

주선화 2008. 7. 28. 22:34

 

바다 / 이성복

 

서러움이 내게 말 걸었지요
나는 아무 대답도 안했어요
 
서러움이 날 따라왔어요
나는 달아나지 않고
그렇게 우리는 먼 길을 갔어요
 
눈앞을 가린 소나무 숲가에서
서러움이 숨고
한순간 더 참고 나아가다
불현듯 나는 보았습니다
 
짙푸른 물굽이를 등지고
흰 물거품 입에 물고
서러움이 서러움이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엎어지고 무너지면서도 내게 손 흔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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