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 있는 시

독사

주선화 2009. 4. 13. 10:12

독사毒蛇/김륭

 

 

독을 품고 사는 일보다 밥맛 나는 일이 어디 있을까

 

사랑한다고 죽도록 사랑한다고, 누군가의 목을 꽉 물어뜯는 한순간보다

 

오래 살고 싶은 때가 어디 있을까

 

저기, 대가리 빳빳하게 치켜든 독사 한 마리 질질

 

올챙이시절에 잘라버린 제 꼬리처럼 땅바닥에 끌고 가는

 

먹개구리보다 살맛나는 일이 어디 있을까

 

사랑보다 치명적인 독이 어디 있을까

 

밥보다 오래된 독이 어디 있을까

[출처] 2009 오늘의 좋은 시-독사|작성자 마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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