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사毒蛇/김륭
독을 품고 사는 일보다 밥맛 나는 일이 어디 있을까
사랑한다고 죽도록 사랑한다고, 누군가의 목을 꽉 물어뜯는 한순간보다
오래 살고 싶은 때가 어디 있을까
저기, 대가리 빳빳하게 치켜든 독사 한 마리 질질
올챙이시절에 잘라버린 제 꼬리처럼 땅바닥에 끌고 가는
먹개구리보다 살맛나는 일이 어디 있을까
사랑보다 치명적인 독이 어디 있을까
밥보다 오래된 독이 어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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