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리의 오월 / 곽미영
오월이 아우성이다
못 된 성질머리 이기지 못해
제 몸에 가시 밀어 올리는 두릅나무도 달래야하고
송이마다 메달린
하얀 그리움
아카시아 애절한 마음도 물어 날라야하고
어린 수염 쓰다듬으며
건방스레 바람결에 너울거리는
청보리 거드름도 다스려야하고
제 열정 숨기지 못해
동네 어귀 오두막집 돌 담장
기어이 불 지르고 마는
넝쿨장미 바람기도 잠 재워야 한단다
그 소란스러움
안 보이는지 안 들리는지
좁은 농로 길 가운데로
흰 서리 머리에 이고
덜거덕 덜거덕
촌 할배 세월 싣고 가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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