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작품

시는 이렇게 오는가 / 주선화

주선화 2019. 6. 21. 09:22

시는 이렇게 오는가

                             주선화 

 

 

책상머리에 두고 읽는다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햇살이 빗금 그으며 물결치듯 넘실거리는

이 환한

봄날 아침,

 

기억하고 있어요

칠흑 같은 길을 소리 없이 건너

잘 계시죠? 묻고도 싶은

수경과 서영,

닮은 이름 같기도 하고,

자그마한 몸

어딘가 닮아진 것 같기도 한,

 

경남 진주와 경남 고성

피 섞인 인척이 사는 거리만큼

서로 가까웠을까

 

만났죠? 궁금해지기도 하고

치열하게 살다 갔을까

사랑다운 사랑도 해보고 갔을까

당신의 노오란 눈동자는 지금 어디쯤 머물까

문득 궁금해지는

 

이 환한

사월의 봄날 아침,

착한 사람이 된다는 건 무섭다**

 

 

*허수경시인 마지막시집 제목

**박서영시인 유고시집 제목

 

 

    * 경남문학 여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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