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이렇게 오는가
주선화
책상머리에 두고 읽는다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햇살이 빗금 그으며 물결치듯 넘실거리는
이 환한
봄날 아침,
기억하고 있어요
칠흑 같은 길을 소리 없이 건너
잘 계시죠? 묻고도 싶은
수경과 서영,
닮은 이름 같기도 하고,
자그마한 몸
어딘가 닮아진 것 같기도 한,
경남 진주와 경남 고성
피 섞인 인척이 사는 거리만큼
서로 가까웠을까
만났죠? 궁금해지기도 하고
치열하게 살다 갔을까
사랑다운 사랑도 해보고 갔을까
당신의 노오란 눈동자는 지금 어디쯤 머물까
문득 궁금해지는
이 환한
사월의 봄날 아침,
착한 사람이 된다는 건 무섭다**
*허수경시인 마지막시집 제목
**박서영시인 유고시집 제목
* 경남문학 여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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