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솥 경남일보 홈 > 사설/오피니언 > 이상옥 시인의 디카 詩로 여는 아침 이상옥 시인의 디카 詩로 여는 아침 가마솥 시골집 까마득해진 하늘 아래 훌쩍, 어머니 다시 피었습니다. 녹슨 가마솥을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한평생 밥만 짓고 사셨던 당신 속눈썹 밑으로 누군가 또 숟가락을 집어넣은 .. 사진하고 놀기 2009.09.05
코스모스 코스모스 낙동강 둑 위 강물과 하늘이 만나 코스모스를 피웠다 하늘하늘거리는 분홍원피스를 입고 임 마중나온 듯 환한 분칠 곱게 하고 둑위에 서서 하늘을 본다. 구름을 본다. 강물을 본다. 가는 허리로 바람이 안고 휘청휘청 날아갈 듯 끌어안아 가을을 데리고 먼길 돌아 온다 사진하고 놀기 2009.09.04
[스크랩] 기억하는가 기억하는가 최승자 기억하는가 우리가 만났던 그날 환희처럼 슬픔처럼 오래 큰물 내리던 그날 네가 전화하지 않았으므로 나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네가 다시는 전화하지 않았으므로 나는 평생을 뒤척였다 * 해설 : 때때로 잠 안 오는 밤엔 피가 나도록 피가 나도록 이빨을 닦자고 했던 시인, 당신은 동.. 사진하고 놀기 2009.03.16
[스크랩] 소 소 /신달자 사나운 소 한 마리 몰고 여기까지 왔다 소몰이 끈이 너덜너덜 닳았다 골짝마다 난장 쳤다 손목 휘어지도록 잡아끌고 왔다 뿔이 허공을 치받을 때마다 뼈가 패었다 마음의 뿌리가 잘린 채 다 드러났다 징그럽게 뒤틀리고 꼬였다 생을 패대기쳤다 세월이 소의 귀싸대기를 때려 부렸나 쭈그러.. 사진하고 놀기 2009.01.04
풍화리 5 풍화리·5 주 선 화 풍화리에서 달아공원 6km 바다를 돌고 돌아 산 위에 오르니 만개한 달이 두둥실 솟아 오른 듯한 달아공원 앞으로 옆으로 섬 섬 섬 섬으로 이어진 공원에 서서 섬에 갇힌다 섬은 날개를 펴 나를 옥죄인다 너도 여기 와서 섬이 되라고 바다 속을 날개 퍼덕이며 함께 날아가자고. 사진하고 놀기 2008.08.21
꽃 이우는 시간 꽃 이우는 시간 이기철 꽃 지는 것 보면 사랑도 짧아야 아름다움을 안다 아침에 붉다가 저녁에 검게 닫은 꽃 그 짧은 개화를 위해 여린 몸으로 한 해를 견뎠다는 것 사랑도 그처럼 붉었다가 쉬이 어두워져 씨앗처럼 흙에 묻혀 오래 견디는 일 꽃 이우는 것 보면 사랑도 이운 뒤 아름답다는 걸 깨닫는다 사진하고 놀기 2008.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