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한 입 깨물어
주선화
사과를 한 입 깨물었을 때
이가 시렸다
시린 이가 버린 사과는 누렇게 변색된 징조를
알아채지 못했다
나의 사과는 나의 갈비뼈 하나가 키운
새빨간 거짓말
아무리 반지르르 하게 윤기가 돌아도 너의 입술과 닿을 때
사과는 이미 맛을 잃었다
맛은 입술이 기억하는 사과의 첫 음성
사과가 사과를 전하기 위해서는 붉은
차가운 심장을 버려야 한다
* 2019년 종합문예지 한국작가 봄호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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