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ㅡ 주선화
엎어진 물컵을 바라본다
물이 사라졌는데 물컵이라 할 수 있나
맑은 날 천둥이 친다
번개가 친다
소리는 들리는데 보이지 않는다
비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꽃이 사라지고 잎이 물든 벚나무
꽃이 있든 없든 벚나무는 벚나무지
환상을 품었다
절망과 마주했다
영혼 없는 시
늘 다가오다가 다가오다가 말았다
툴툴거리듯 내가 나에게 적어본다
내가 있든 없든 나는 나지
*경남문학 여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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