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작품

그냥 / 주선화

주선화 2021. 6. 10. 11:59

그냥

 

ㅡ 주선화

 

 

 

엎어진 물컵을 바라본다

물이 사라졌는데 물컵이라 할 수 있나

 

맑은 날 천둥이 친다

번개가 친다

소리는 들리는데 보이지 않는다

비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꽃이 사라지고 잎이 물든 벚나무

꽃이 있든 없든 벚나무는 벚나무지

 

환상을 품었다

절망과 마주했다

영혼 없는 시

늘 다가오다가 다가오다가 말았다

 

툴툴거리듯 내가 나에게 적어본다

내가 있든 없든 나는 나지

 

 

*경남문학 여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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