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시조 모음집 참깨꽃 머슴살이 (외)
참깨꽃 머슴살이 ㅡ홍준경 큰누이가 귀동냥해 준 참깨꽃 이야기야. 가진 논밭 한 뙈기 없고 뒷구멍 찢어지게 가난한 살림살이, 딸린 권속 많은 나이 어린 가장이었던가. 울며 겨자먹기로 바람처럼 머슴살이 떠날 수 밖에. 그런데 말이야, 참말이지 겨울나무 봄풀하기 보리타작 안 해 본 일이 없고, 무논심기 끝내고 조금은 한가한 계절이 오면 참깨꽃 속없이 흐드러진 게야. 이 무렵이면 머슴 밥상에 고봉밥을 줄이고 찬거리를 하나씩 뺀다는데 왜 그러겠어? 나갈 테면 나가라는 게지. 참으로 미치고 환장할 '갑'의 착취, 지독한 자린고비 수전노였던 것 같아, 그 서러운 보릿고개에..... 절반의 새경 받고 얼마나 원망하겠어, 그 참깨꽃을. 바람이 그린 그림 ㅡ문수영 빗속에 바람 침 들어있는 줄 몰랐다 벚꽃 다섯 장 오롯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