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난한 말들(외 1편) -이은송 왜 아픈 것들만 내 몸 같은지 모르겠어요이건 분명 내 연민의 오래된 유전자 때문이에요 이버지는세상의 모든 아픈 것들만 집으로 데려왔어요낡은 주머니에서는 늘구부러진 연장이며 구부러진 말들이 잠들어 있었어요집 안에는 알 수 없는 기호들이 구석구석 쌓이고삼각형의 기호들은 누룩처럼 삭아갔어요돌아온 아버지가 헌 주머니에서이끼와 녹이 슬어 부서지는 기호 같은 말들을 꺼내 놓을 때그건 오로지, 나만이 알아듣게 될 말들이라는 것을무심하게도 그때는 몰랐어요의미를 잘 알 수 없는 슬픔이 가득 찬 그 말들이낙엽처럼 내 가슴에 쌓이고 쌓일 때나는 가랑잎처럼 야위어 갔어요 가난한 것들과서러운 것들과 휘청거리는 것들만 눈에 밟히고내 어깨에 닿아 어지러운 것은아버지의 탓으로 돌렸지만잠시 잠깐 ..